˝내 인생·기억서 사라졌으면˝… 故 최숙현 선수 다이어리 최초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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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기억서 사라졌으면˝… 故 최숙현 선수 다이어리 최초 공개

이지윤기자 기사등록일 :
고(故) 최숙현 트라이애슬론 선수가 생전에 쓴 다이어리가 22일 최초로 공개됐다.
 
고인은 '나의 원수는 누구인가'라는 표제의 다이어리에 가혹행위 당사자로 지목된 김규봉 전 감독, 장윤정 주장 등 5명의 실명을 자필로 적었다.
 
이용 미래통합당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철인3종경기 선수 가혹행위 및 체육분야 인권침해에 대한 청문회'에서 작은 수첩을 들어올리며 "이것은 최 선수의 다이어리다. 오늘 처음 공개되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최 선수는 '나의 원수는 누구인가'라는 표제가 적힌 다이어리 페이지에 "원수는 두 명 이상인데. 경주시청 선수들이요. 장윤정, 김규봉, 이광훈, 김정기, 김주석"이라며 "내 인생에서 사라졌으면 해요. 기억에서도요"라고 적었다.
 
고인은 '내가 아는 가장 정신나간 사람은 누구인가'라는 표제의 또다른 페이지에는 "와, 이 질문은 백번 물어도 똑같은 답이지. 장윤정 선수와 김규봉 감독, 김정기 선수. 김주석 선수지. 이광훈 선수는 좀 바뀐 것 같기도"라고 했다.
 
다이어리에 적힌 '김정기'는 이날 청문회에 출석한 남자선배 김도환 선수의 개명 전 이름이다.
 
이 의원은 "고인의 다이어리에 왜 본인의 이름과 김규봉, 장윤정의 이름이 적혀있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고, 김 선수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김 선수는 지난 문체위 긴급현안질의때 폭언·폭행을 부인한 데 대해선 "당시 분위기상 오래 알고 지내온 감독님의 잘못을 들추기도 싫었고 내 잘못도 (있었다)"라며 "두려운 점도 있었다. 그래서 그랬던 것 같다. 내 잘못을 말하는 게 언론에게 질타를 받을까봐"라고 했다. 이 의원이 "잘못을 인정한다는 것인가"라고 묻자 김 선수는 "그렇다"고 답했다.
 
이날 청문회에는 가혹행위 당사자로 지목된 '팀닥터' 안주현 운동처방사와 김규봉 전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감독, 장윤정 주장, 김도환 선수 등이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었으나, 김 선수만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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