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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블리더개방 청산강철 등대공장 국내최초 이강덕시장 조업정지 행정처분 경북신문TV 박준현대표 이준형기자 이원재기자 국민의소…

이원재 기사등록일 :
내우외환 겹쳤던 포스코, 위기탈출 통로 보인다

포스코가 내우외환의 위기에 처했다. 고로(용광로) 블리더(연기가 새어 나오게 하는 안전밸브) 개방에 따른 오염물질 배출 논란과 중국 최대 철강업체가 부산으로 진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경상북도는 지난 5월 27일 포스코 포항제철소에 고로 정비시 블리더를 개방해 환경을 오염시켰다는 환경단체의 고발로 조업정지 10일 처분 사전통보를 했다. 포항제철소는 즉각 해명했고 청문절차에 돌입함으로써 산업현장의 실질적인 애로사항에 대한 행정의 이해부족에 대해 항의했고 최종 결정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또 세계 철강업계 1위 기업인 중국의 청산강철그룹이 부산에 대규모 스테인리스강 냉연공장 건립을 추진하기로 하고 부산시에 투자의향서를 제출한 것과 관련해 긴장하고 있다. 만약 청산강철그룹의 국내진출이 성사되면 가격 경쟁력이 크게 악화되고 국내 관련 업종 기업들의 줄도산까지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 블리더 개방 논란 내우

철강제품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고로와 블리더가 핵심 메커니즘이다. 고로는 윗부분에서 소결광(철광석)과 코크스(유연탄)을 투입하고 아랫부분에서 고온·고압의 바람을 불어넣어 쇳물을 만든다. 고로의 수명은 대개 15~20년이며 주기적으로 정비하기 위해 뜨거운 고온·고압의 바람을 멈추는 데 이때를 휴풍이라고 한다.

휴풍 때 가장 조심해야 하는 것은 외부 공기가 고로로 주입돼 고로 속 잔여 가스와 반응해 폭발하는 것이다. 그것을 막기 위해 고로 상부에 있는 블리더를 개방하고 대기보다 높은 압력을 유지하는 수증기를 주입한다.

행정은 포스코가 고로 정비과정에서 대기오염물질을 걸러주는 장치 없이 고로를 개방했다는 이유로 조업정지 10일 행정처분 절차를 밟은 것이다. 하지만 포스코의 입장은 단호하다. 고로 정비 중에 폭발을 방지하려면 블리더를 개방하는 것이 필수적이며 아직 전 세계에서 블리더를 개방하지 않고 고로 폭발 위험을 방지할 기술이 개발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고로의 특성상 120시간(5일) 이상 조업을 중단할 경우 노내 쇳물이 굳어서 재가동에 최대한 6개월이 소요된다. 이때 발생하는 피해액은 약 1조원에 이르며 고로 가동이 중단되면 포스코는 물론 협력사, 공급사, 고객사 등 산업 전반 노동자들에게 경제적이 타격을 입는 것은 치명적이라는 것이다.

경상북도의 조업정지 사전통보 후 포스코의 이의제기가 있었고 다행히 환경부가 민관환경전문가 협의체를 만들어 2개월 이내에 대책과 대안을 마련하기로 함에 따라 실제적인 행정처분은 늦춰지고 있다.
 

▲ 중국 철강기업 국내 진출 외환

중국 청산강철그룹의 부산 진출은 바깥에서 닥쳐온 위기다. 청산강철이 연간 50만~60만톤 규모의 스테인리스강 냉연공장을 부산에 설립할 경우 국내 철강업체의 피해는 불가피하다.

스테인리스강은 시간이 지나면 녹이 스는 쇠의 단점인 개선하기 위해 니켈 등을 섞어 내식성을 높인 쇠다. 국내 철강업체는 열연작업을 거친 스테인리스강을 냉연공장에서 가공한 뒤 판매한다. 만약 청산강철이 중국에서 생산되는 저가의 열연 스테인리스강을 들여와 부산 냉연공장에서 가공해 시장에 내놓으면 국내업체는 가격경쟁에서 밀려 도산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또 청산강철 부산 투자는 최근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수출판로 확보를 위한 것으로 청산강철의 냉연제품이 한국산으로 둔갑해 수출될 시 한국은 우회 수출처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되고 이로 인해 국내 수출 쿼터 소모 및 미국 무역 제재(AD, SG)의 빌미를 제공할 것을 우려된다.

포스코는 부산시가 구상하고 있는 청산철강의 유치로 인한 고용창출 500명 보다 기존의 국내 동종업계가 이로 인해 타격을 받아 문을 닫을 경우 5000명의 실직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부산시는 아직 청산철강의 유치건이 확정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포스코를 비롯한 동종업계에서는 아직 완전한 폐기가 아니라는 점에서 외풍의 가능성은 상존한다고 보고 이에 대한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 위기탈출 묘안 마련에 '등대공장' 등극

이 같은 위기를 탈피하기 위해 포스코는 지난달 14일 '깨끗하고 쾌적한 대기 만들기'를 위한 '대기개선 TF'를 발대했다. TF의 발대는 국가적 이슈가 되고 있는 미세먼지 문제를 비롯해 제철소 환경 개선에 대한 사회적 요구와 책임에 부응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이 조치는 블리더 개방으로 인한 조업정지 논란의 후속 자구책임이기도 하다.

포스코는 TF 발대를 통해 비산먼지 저감을 위해 5만톤 규모인 밀폐 저장시설인 사일로 8기를 추가로 신설하고 사계절 활용이 가능한 미세 살수장치인 드라이 포그도 개발한다. 또 석탄을 덩어리 형태의 코크스로 만드는 소결설비 및 발전설비에 세계 최고 수준의 배출가스 저감장치 SCR(선택적 촉매환원)을 신설한다. 노후발전 6기도 폐쇄하고 대신 고효율 발전설비를 신설할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인공지능 기술과 최첨단 측정장비를 활용해 제철소와 인근 지역을 체계적으로 감시할 수 있는 환경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먼지와 냄새 예보 시스템을 개발하고 냄새를 유발할 수 있는 설비를 개선하고 철저히 관리할 예정이다.

여기에 포스코가 지난달 중국 다롄에서 열린 2019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세계 제조업의 미래를 선도할 '등대공장'으로 선정된 것도 또 다른 전기를 마련할 기회가 됐다. 국내 기업이 등대공장으로 선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등대공장은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4차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을 적극 도입해 세계 제조업의 미래를 혁신적으로 이끌고 있는 공장을 말한다.

포스코 최정우 회장은 지난해 취임 이후 세계 최고 스마트팩토리 체계 구축에 적극 앞장서 왔다. 지난 50년간 축적된 현장 경험과 노하우에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을 전 생산공정에 접목해 최적의 생산현장을 구현함으로써 최고 품질의 제품을 효율적으로 생산하고 있으며 철강기술을 선도하는 글로벌 철강사로서의 롤모델 역할을 적극 수행해 왔다.

포스코의 이번 '등대공장' 선정은 기회이기도 하고 내부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다만 내우외환의 위기에서 만든 또 하나의 성과이므로 포스코의 위기 극복이 어떤 방향으로 펼쳐질지 경제계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