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환자 치료 희망`

사회 뉴스


`암 환자 치료 희망`

최고관리자 기사등록일 :
[정읍/함용남프리랜서] 한국원자력연구원 첨단방사선연구소 사이클로트론 종합연구동은 전북 정읍에 위치해 있다. 이곳에 국내 자체 기술로 구축된 '사이클로트론'이 있다. 사이클로트론은 나선형 양성자 가속기를 일컫는다. 바로 이것이 ‘암 환자 치료’의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23일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사이클로트론이 양이온과 전자 2개로 구성된 수소 음이온을 자기장(전자석)과 전기장(고주파)을 사용해 나선형 궤적으로 가속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이 기법이 암 환자 치료의 희망이 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원자력연구원은, 탄소 포일을 통과시켜 전자를 제거해 양성자를 인출한다고 설명하고. 나선형 궤적에 따라 가속된 양성자는 특정 물질의 원자핵과 충돌해 다양한 방사성동위원소를 생산한다고 밝혔다.

이곳에 구축된 사이클로트론은 의료용 방사선동위원소 생산에 최적화된 연구장비로, 이온원·입사부와 주전자석, 고주파, 빔라인, 동위원소 등의 시스템으로 구성돼 있다.

박정훈 가속기동위원소개발실장은 "사이클로트론의 맨 위에 있는 이온원·입사부에서 수소 음이온이 주전자석과 고주파 시스템에서 나선형 궤적에 따라 가속된 후, 양성자만을 빼내 타겟 트리(표적물질)과 충돌해 빔라인을 따라 이동하면서 선진형 방사성동위원소를 생성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고 설명했다.

이 사이클로트론은 최대 30MeV(메가전자볼트)의 에너지로 입자를 가속시킬 수 있는데, 이는 1.5볼트 건전지 2000만 개에 해당한다. 생산된 방사성동위원소는 종양을 치료하거나 진단하는 의료용으로 널리 쓰이고 있다.

최근에는 양성자를 베릴륨 물질에 충돌시켜 발생하는 중성자를 이용해 우주, 재료, 생명공학 등 다양한 기초분야 연구에 쓸 수 있도록 중성자영상장치를 구축해 활용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RFT-30 사이클로트론은 2013년 순수 국내 기술로 프로토타입(시제품)으로 구축됐다. 연구소는 시제품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10년 가까이 운영 안정화와 성능 향상, 자율운전 등 자체 기술 개발을 통해 지금은 세계 최고 수준의 고도화를 이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를 입증하듯 2019년 이후 의료·진단용 방사성동위원소 생산에 단 한번의 차질을 빚지 않았고, 고도의 생산 기술력을 필요로 하는 선진국형 방사성동위원소를 생산해 해외 수출도 늘려가고 있다.

최근에는 인도네시아, 태국 등 개도국에서 상당한 관심을 갖고 사이클로트론 시스템와 관련한 기술이전을 위한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박정훈 실장은 "시제품으로 구축됐지만, 지속적인 시스템 고도화와 안정적 운영 기술 확보를 통해 지금은 상업용 사이클로트론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다양하고, 고순도의 방사성동위원소를 생산·공급하고 있다"면서 "최근에는 자율운전제어시스템 구축을 통해 생산하고자 하는 방사성동위원소를 버튼 하나만 누르면 생성, 분리, 정제, 표지, 생물학적 평가 등에 이르는 전 과정을 자동화하는 기술적 토대를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RFT-30 사이클로트론을 자동차에 비유하자면 구축 당시 '포니' 수준였는데, 지금은 '벤츠'에 견줄만한 성능을 발휘하는 등 '가성비 최고'의 연구장비로 탈바꿈했다는 게 박 실장의 설명이다.

무엇보다 국내 병원과 기관에 방사성동위원소를 공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수출 첨병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이 곳에서 2주마다 생산하는 방사성동위원소는 우리나라 전체 공급량을 담당할 정도로 안정적 생산과 운영 측면에서 인정받고 있다.

여기에 고도의 화학공정 기술력과 자율운전을 통해 99.99% 이상의 고순도 방사성동위원소를 생산하고 있어 해외 수출도 늘려가고 있다.

주요 생산 핵종인 Ge-68(저마늄), Zr-89(지르코늄), Sc-44(스칸듐) 등 의료용 방사성동위원소는 미국, 아프리카, 중국, 파키스탄에 수출되고 있다. 이 방사성동위원소들은 종양을 찾아가는 약물과 결합해 체내에 주사하면 환자의 종양 위치나 크기 등을 방사선 영상을 통해 정확히 파악할 수 있어 암 진단과 치료에 유용하고, 방사선의약품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