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생법 개정안 통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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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생법 개정안 통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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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용남 프리랜서]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약칭 첨생법 통과로 최근 100조 시장에 눈독 들이는 제약기업들의 쏠림 현상이 화제다.

국내에서 세포·유전자치료제 개발은 더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첨생법 개정안이 이달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다.

첨생법은 단 재생 의료와 첨단 바이오의약품의 연구개발, 제조, 품질관리, 사용 등을 규정하고 지원하기 위해 제정된 법률로, 2020년 8월 시행됐다. 첨단재생의료 임상연구를 실시할 때 일정 요건이 충족되면 심사기준이 완화되고 맞춤형 심사와 우선심사, 조건부 허가 등이 가능하도록 했다.

다만, 내용이 매우 제한적인 탓에 그동안 첨단재생의료 임상연구가 제한적으로 진행돼 왔다. 다른 치료제가 없는 질환이나 희소·난치질환에만 연구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었다. 의사 재량으로 환자에게 시술하는 길이 막혀 있고 연구 대상자인 환자에게 치료비를 받을 수도 없었다.

이번 첨생법 개정안은 임상 연구 규제 완화로 중증 희귀난치성 질환뿐 아니라 모든 질환에 임상 연구가 가능해진다. 정식 허가를 받지 않았더라도 임상 연구를 통해 안전성과 유효성이 확인됐다면 첨단재생의료 치료가 허용된다.

국내 기업들은 개정안 통과에 세포·유전자 치료제 임상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세포·유전자치료제는 주로 기존치료로 어려운 유전적 질환, 암, 특정 만성 질환 등에 사용된다.

대표적인 CGT 치료제로는 희귀병인 척수성 근육 위축증 치료제인 졸겐스마, 키메릭항원수용체(CAR)-T세포 암 치료제인 킴리아와 예스카타 등이 있다.

세포·유전자치료제는 기존의 약물치료와 달리 근본적 메커니즘을 수정해, 한번의 치료로 장기간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대부분 초고가(超高價)이다.

국가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에 따르면 전 세계 세포·유전자치료제 시장 규모는 지난해 94억6000만 달러(12조6800억원)에서 2027년 417억7000만 달러(56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연평균 성장률(CAGR)은 44.1%에 이른다.

향후 100조원을 넘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프리시던스 리서치에 따르면 세포‧유전자 치료 시장 규모는 2032년 약 822억4000만 달러(약11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과 유럽 등 바이오 선진국에서는 CGT 치료제를 차세대 먹거리로 보고, 개발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 첨단바이오 포커스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는 세포치료제 2개, 유전자치료제 5개 등 총 7개의 세포‧유전자치료제가 허가를 받았다.

△동종이형 줄기세포 치료제 오미서지(OMISIRGE) △당뇨병 세포치료제 란티드라(Lantidra) △희귀 피부질환용 국소 유전자치료제 비주벡(Vyjuvek) △듀센 근이영양증 유전자 치료제 엘리비디스(Elevidys) △혈우병 유전자치료제 록타비안(Roctavian) △낫적혈구병 유전자치료제 캐스제비(Casgevy) 등이다.

유럽의 경우 혈우병 B 유전자 치료제 ‘헴제닉스’(Hemgenix)가 지난해 조건부 허가를 받았다.

일본에서도 지난해 △백반증 세포치료제 제이스민(JACEMIN) △수포성 각막증 유전자치료제 비즈노바(Vyznova) △유전성 망막위축 치료제 럭스터나(LUXTURNA) 등 3개의 세포유전자치료제가 허가를 받으며, 활발한 개발 성과를 보여줬다.

국내에서 승인받은 세포유전자 치료제로는 GC녹십자셀의 항암 면역세포치료제 ‘이뮨셀엘씨주’ △메디포스트의 무릎 골관절염 치료제 ‘카티스템’ △테고사이언스의 화상 및 당뇨성 족부궤양(당뇨발) 세포치료제 ‘칼로덤’ △바이오솔루션의 자가유래피부각질세포 치료제 ‘케라힐’ 등이 있다.

임상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코오롱생명과학의 신경병증성 통증 유전자 치료제 ‘KLS-2031’ 미국에서 임상 1‧2a상 단계에 있다. 올해 최종 연구결과 보고서 수령이 예상된다.

차바이오텍은 면역세포치료제 ‘CBT101’을 개발 중이다. CBT101은 환자 본인의 혈액에서 선천적 면역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자연살해(NK)세포를 추출한 뒤, 체외에서 증식해 제조한 면역세포치료제다.

2022년 국내 임상 1상에서 안전성과 내약성을 확인했고, 다국적 임상시험을 준비 중에 있다.

알지노믹스는 RNA 치환효소에 기반을 둔 항암 유전자 치료제 ‘RZ-001’를 개발 중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FDA로부터 임상계획승인을 받아 임상 1‧2a상을 진행 중이다.

세포유전자치료제 개발에 뛰어드는 기업은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동아에스티는 지난달 이스라엘 일레븐 테라퓨틱스와 RNA 기반 유전자 치료제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일레븐 테라퓨틱스가 보유한 ‘테라(TERA)’ 플랫폼 기술을 활해 섬유증 질환을 타겟으로 RNA 치료제 발굴을 위한 공동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SK바이오팜은 지난해 3대 신규 성장동력을 선정하면서, 이중 하나로 세포·유전자 치료제를 들었다.

종근당도 세포·유전자치료제로 신약 개발 범주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와 관련 2022년 이엔셀과 세포유전자치료제 공동 연구개발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GC셀은 첨생법이 통과되자 입장문을 통해 “해외 중증 희귀난치성 질환 환자들의 국내 유입과 임상 연구를 통해 국내 세포·유전자 치료제 시장의 성장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며 “자사의 파이프라인 임상, 상업화에 속도를 붙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상훈 차바이오텍 대표도 “현재 개발 중인 세포치료제를 활용해 중증·희귀·난치병 환자들에게 더 많은 치료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진행 중인 파이프라인 임상과 사업화의 속도를 높이는 한편, 국내 세포·유전자치료제 CDMO 사업이 활성화 되면 매출이 크게 늘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