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커피 '양탕국', 상표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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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커피 '양탕국', 상표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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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용남 객원기자] 최근 법조계에 따르면, 조선시대에 커피를 부르던 명칭 중 하나인 '양탕국'으로 상표를 등록한 것이 유효하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은 A사의 '양탕국' 상표 등록무효심판 청구를 인용한 특허심판원의 심결을 취소해 달라고 B씨가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A사는 2022년 5월 '양탕국' 상표의 등록무효 심판을 청구했다. 해당 상표는 B씨가 2015년 출원해 등록한 것으로 지정서비스업은 카페업, 커피전문점업 등이었다.

A사는 '양탕국'이 지정서비스업의 성질이나 내용 등을 보통으로 사용하는 방법으로 표시된 것에 불과하며 특정인에게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공익상 타당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양탕국'을 상품의 일반적 명칭을 넘어 구 상표법상 식별력 요건을 갖춘 상표로 볼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됐다.

특허심판원은 A사의 손을 들어 줬다. 특허심판원은 "'양탕국' 상표가 소비자 등에게는 단순히 커피의 옛 명칭으로 인식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또 "구 상표법 6조2항의 '특정인의 상품에 관한 출처를 표시하는 것으로 식별할 수 있게 된 경우'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도 어렵다"고 봤다.

B씨는 특허심판원 심결(결정)을 취소하라며 소송을 냈다. 특허법원은 "양탕국이라는 용어가 커피의 옛 명칭으로 널리, 직관적으로 인식돼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심결 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오히려 B씨가 양탕국이 커피의 옛 명칭이라고 홍보하기 위해 전시회와 설명회를 여는 등 등록상표의 식별력과 브랜드 가치를 높이려고 노력했다는 점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어떤 상표가 상품의 과거 명칭으로 인식된다는 점만을 들어 식별력을 부정하는 것은 출원인의 상표선택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한다"고 지적했다.

A사는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으나 대법원은 원심 판단이 옳다며 기각했다. 특허 재판은 2심제로 특허법원의 판결에 불복하면 대법원의 판단을 받을 수 있다.

대법원은 "상표가 한때 사용된 상품의 명칭 등으로 구성됐다는 사정만으로 '일반 수요자가 등록결정일 당시를 기준으로 그 상표를 상품의 성질을 표시하는 것으로 인식한다'거나 '공익상 특정인에게 상표를 독점시키는 것이 부당하다'고 단정할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 "상표등록 무효심판을 청구하는 당사자가 구 상표법 6조1항3호 또는 같은 항 7호의 사유에 해당하는 구체적 사실을 주장·증명할 책임을 진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