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성추행 자살“집사람 생각난다며 날...” 피해여성 4년전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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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성추행 자살“집사람 생각난다며 날...” 피해여성 4년전 글

윤소윤기자 기사등록일 :
과거 세무공무원으로 재직하다 상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30대 여성이 우울증에 시달린 끝에 최근 자신의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4년 전 한 커뮤니티에 직장 상사에게 성추행 당한 사실을 털어놓으며 “힘들지만 시작한 싸움을 끝까지 버텨보겠다”는 의지를 밝혔지만, 거대한 현실의 벽 앞에 절망한 끝에 짧은 생을 마감했다.

숨진 세무공무원으로 추정되는 네티즌은 지난 2017년 11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두 달 전 회식을 하다 과장에게 성추행 당한 정황을 자세히 털어놨다.

그는 “평소에는 팀 회식에 거의 안오는 과장님이 그날따라 회식에 참석해 1차부터 수위 높은 이야기를 하더니, 2차로 노래방에 가자 본격적으로 성추행을 시작했다”고 했다.

‘우리 집사람 생각이 난다’며 피해자의 허벅지를 만지고, 귓속말로 ‘오빠가 인사 잘 봐줄게. 내가 너 탄탄대로 걷게 해준다’며 본인의 주요부위에 피해자의 손을 끌어다 놓았다고 한다.

그는 “너무 엄청난 일을 당해 현실 감각을 잃는 바람에 현장에서 바로 도망치지 못하고 회식이 끝나고 나가자 마자 펑펑 울었고, 과장은 술에 취했는지 비틀비틀 사라졌다”고 했다.

본격적인 고통은 다음날부터 시작됐다. 그는 “너무 화가 나 조용히 넘어갈 수 없어 부모님을 통해 팀장과 과장에 사과를 요구했지만 과장은 “격려 차원에서 어깨와 팔만 토닥였다 고소할 거면 고소하라”고 버텼다고 한다.

서장을 찾아가 하소연했지만 서장 역시 “증거가 있느냐, 과장이 너를 아꼈다”는 말만 반복하자 결국 경찰서에 고소장을 냈다.

그는 “그 후 한달여 동안 회사에서 엄청난 고통을 받았다”며 “끊임없이 사무실 분리조치를 요구했으나 거부됐고, 서 이동을 요구했으나 시간이 걸린다고 거부당했다”고 털어놨다.

성추행 사건으로 우울증과 불면증, 대인기피증, 분노조절장애 증세가 생겨 약을 먹지 않으면 일상생활이 어렵고, 공무상 병가를 신청하려 했으나 그것도 회사 직인이 필요해 거부당했다고 했다.

그는 “지금은 서장이 저에 대해 ‘그 직원이 어떤 직원인 줄 아느냐, 보통 아니다, 여직원 앞에서 뭐 친한 척도 못하겠네’ 라면서 타 직원들에게 제 험담을 거리낌없이 하는 상황”이라며 “본청 감사실에 감사를 요청했으나 전혀 이루어지지 않아 한마디로 저만 병×된 상태”라고 토로했다.

글쓴이는 괴로움을 견디다 못해 직장을 떠났고, 이 글을 쓴지 4년 후인 지난달 31일 인천시 미추홀구 한 아파트에서 홀로 쓸쓸히 숨진 채 발견됐다. 청소 재능 기부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한 청소업체 직원에 의해서였다.

이 유튜버는 “세무공무원으로서 멋지고 번듯하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고인을 이렇게 비극으로 만들어 놓은 해당 피의자는 아직도 고위직 공무원으로 떵떵거리며 잘살고 있다고 한다”며 “피의자는 아무 거리낌 없이 여전히 잘살고 있고, 피해자는 스스로 목숨을 끊을 만큼 힘들게 살아왔다는 생각에 너무도 화가 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