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경주캠퍼스, 김해·수도권 `이전론`에 지역사회 ˝황당하다“ 경북신문 장성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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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 경주캠퍼스, 김해·수도권 `이전론`에 지역사회 ˝황당하다“ 경북신문 장성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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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 경주캠퍼스, 김해·수도권 `이전론`에 지역사회 ˝황당하다“ 경북신문 장성재기자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가 경남 김해 또는 수도권으로 캠퍼스 이전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지역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 이전 계획을 발표한 동국대 학교법인은 경주시의 학령인구 감소 등에 따른 신입생 모집의 어려움으로 캠퍼스 운영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는 이유를 내세웠다.

학교법인 동국대학교는 지난 19일 서울 동국대 로터스홀에서 열린 333회 이사회에서 2020년도 법인 중간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동국대 경주캠퍼스에 대한 감사보고와 함께 경주캠퍼스의 의과대학을 포함한 학교 자체를 수도권 등 타지역으로 이전하는 장기적인 방안이 논의됐다.

이날 이사회에서 감사 원명스님은 “인구소멸위기에 처한 지자체(경주시)에서는 신입생 모집 등 학교를 운영하는 데에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경주캠퍼스를 경남 김해나 수도권 등으로 옮기는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감사 일화스님은 “경주캠퍼스 내 의과대학과 동국대 경주병원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경주에서 진행되는 의과대학의 수업을 수도권으로 확대 전환하고 일산 바이오메디캠퍼스 공간을 재조정해 교육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동국대 학교법인은 이번 감사에서 지적된 사항에 대해서 동국대 경주캠퍼스와 경주병원에 지적사항 이행 답변서를 제출하도록 지시했다.
동국대 학교법인이 주장하는 것처럼 올해 학령인구 감소 여파 등으로 경주지역 대학을 비롯해 입학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지방대학이 상당수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례로 지방대학 중 입학경쟁률 3대1에 못 미치는 대학은 총 71개(교육대 제외)로 지방권 전체 대학 124개 중 57.3%에 육박한다.
익명을 요구한 대학의 한 관계자는 “학령인구 감소, 신입생 미달 등으로 시작한 지방대학의 위기가 이제는 지방대학의 존폐 문제로 치닫고 있는 현실”이라면서 “동국대 법인에서 타지역 이전을 거론하는 것은 해당 지자체에서 캠퍼스 유치를 위해 전폭적인 학교 지원 사업 등을 내새우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고 했다.

이 같은 동국대 경주캠퍼스 이전설 내용이 일부 공개되면서 주낙영 경주시장을 비롯한 경주시민들의 큰 반발이 일고 있다.
주낙영 시장은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동국대 경주캠퍼스를 타지역으로 이전하겠다는 어떻게 이런 황당한 이야기가 나오는지 어이가 없다”면서 “지방대학이 어렵기는 다 마찬가지인데 자구노력이 우선되어야지 무슨 뜬끔없는 캠퍼스 이전이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주시는 의과대학을 비롯한 동국대 경주캠퍼스의 이전에 단호히 반대하며 일체의 논의를 중단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모든 시민의 뜻과 의지를 총결집해 강력 저지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이영경 경주캠퍼스 총장은 “캠퍼스 이전은 최후에 고려해야 할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총장은 “지금은 학령인구 감소와 사회적 수요 변화에 따른 경주캠퍼스의 발전가능성을 모색할 때”라며 “입학생 수학능력을 고려해 학사구조 개편을 추진하고 경주시와 협력해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동국대 경주캠퍼스는 20일 공식 입장을 내놨다. 입장문에는 “과감한 학제개편으로 대학의 체질을 강화하고, 지자체와 협력을 강화해 위상을 제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주캠퍼스는 학교법인 이사회에서 ‘대학 경쟁력 강화를 위한 특성화 제고’, ‘지방자치단체와 협력강화를 통한 위상 제고’에 대해 개선을 권고받았다고 했다.

경주캠퍼스 관계자는 “적극적인 학제개편으로 체질을 강화하고 지자체 고등교육지원사업을 적극 수주해서 대학의 경쟁력을 높여, 경주에서 지역 발전과 혁신의 주체로 지속하며, 상생발전하고자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동국대 경주캠퍼스 구성원들은 경주와 함께 지속발전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경주시와 지역민들께서는 더욱 더 많은 관심과 협력을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