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감의 소리] 기생어곡 氣生於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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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감의 소리] 기생어곡 氣生於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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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보감東醫寶鑑은 허준이 선조의 명을 받아 중국과 한국의 의학 서적을 하나로 모은 백과사전이다. 여기에 기생어곡氣生於穀이라는 말이 나온다. 기氣는 기운 기, 생生은 날 생, 어於는 어조사로서 ‘~에서’라는 처소격이다. 곡穀은 곡식이다. 즉 “기는 음식물에 의해 생긴다”라고 풀이된다.

황제내경黃帝內經은 한나라 한의학의 원전으로 소문素問 81편, 영추靈樞 81편으로 나뉘어 있다. '소문'은 인체의 생리와 병리, 진단, 치료원칙, 약물, 예방, 의학사상 등 기본적인 의학이론과 임상을 총괄하고 있고, '영추'는 경락과 침구위주의 내용을 다루고 있다. 영추에 “사람은 음식물에서 기를 받는다. 음식물이 위에 들어온 것을 폐에 전해 주면 5장 6부가 모두 기를 받게 된다. 그의 맑은 것은 영榮이 되고 그의 흐린 것은 위衛가 된다. 영은 맥 속에 있고 위는 맥 밖에 있다. 영이 쉬지 않고 50번을 돈 다음 다시 처음 돌기 시작한 데서 위와 만나게 된다. 이렇게 음양이 서로 관통되어 하나의 고리와 같이 끝이 없다”고 씌어 있다.
‘정리’에 “기가 곡식에서 생기기 때문에 ‘천기 기(기) 자에 ‘쌀 미(米)’자가 들어 있다. 사람의 몸에는 천지의 음양을 조화하는 기가 완전히 갖추어져 있기 때문에 응당 삼가해서 써야 한다. 사람이 20살이 되면 기운이 왕성하여지는데 성욕을 억제하고 피로를 적게 하면 기운이 왕성하면서도 숨이 고르게 되지만 성생활을 많이 하고 피로가 심해지면 기운이 적어지고 숨이 가쁘게 된다.”고 씌어 있다.

‘내경’에는 “양기(陽氣)는 온종일 몸의 겉을 주관한다. 아침에 양기가 생기고 낮에는 양기가 왕성하고 날이 저물게 되면 양기가 허해지고 기가 닫히게 된다. 그러므로 저물어지면 몸을 움직이지 말며 뼈와 힘줄을 과로하지 말고 안개와 이슬을 맞지 말아야 한다.” 고 씌어 있다. 또한 “양기는 하늘이나 해와 같은데 그것이 작용하지 못하면 수명이 짧아지며 몸이 튼튼해지지 못하게 된다. 하늘이 돌아가야 날이 밝아지는 것처럼 양기도 해가 솟으면 위로 올라가 겉을 보호하게 된다”고 씌어 있다.

주석에는 “양기는 움직이는 것을 주관한다. 사람에게 있어서 지각하는 것, 운동하는 것, 보고 듣는 것, 말하는 것, 냄새를 맡는 것 등의 기능은 모두 양기가 살갗을 훈증하고 몸을 충실케 하며 털을 윤기나게 하는 것이 마치 안개와 이슬이 축여 주는 것과 같은 것이다. 만일 양기가 한번이라도 자기 위치를 잃으면 흩어져서 제대로 돌지 못하여 훈증하고 충실케 하며 윤기나게 축여 주는 작용이 막히기 때문에 9규九竅가 속으로 막히게 된다. 뿐만 아니라 기육氣肉이 막히면 지각하는 것, 운동하는 것, 보고 듣는 것, 말하는 것, 냄새를 맡는 것 등의 기능을 모두 수행할 수 없게 된다. 이것은 마치 하늘이 햇빛을 잃으면 만물이 생길 수 없는 것과 같다”고 씌어 있다.
입문入門에는 “사람의 몸의 기는 돌아가는데 매일 23-1시에 왼쪽 발바닥 한가운데 있는 용천혈涌泉穴에서 양기가 일어나 왼쪽 다리와 배, 옆구리와 팔을 돌아 위로 정수리의 숫구멍까지 올라가 오午의 위치에서 멎었다가 11-13시에는 숫구멍에서 떠나 오른쪽 옆구리, 배, 다리 부위를 돌아 내려와 오른쪽 발바닥 한가운데에 와서 멎는다. 이것은 감리坎離가 음양과의 관계를 말한 것이다”고 씌어 있다.
입문入門은 1624년에 이천이 쓴 책 8권으로 된 의학입문이다. 오午는 몸을 4방위로 귀속시킬 때 머리는 남방 오의 방위에 해당시킨데 근거하여 숫구멍을 오라고 하였다. 감坎은 북방수 즉 물을 말하는데 발을 말한 것이고, 이離는 남방화 즉 불을 말하는데 머리를 말한 것이다. 몸에서 음양이 잘 조화되는 것을 감리기제 혹은 수화기제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