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의 소리] 호용질빈好勇疾貧 - 함용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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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의 소리] 호용질빈好勇疾貧 - 함용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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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의 소리] 호용질빈好勇疾貧


호용질빈好勇疾貧은 용맹함을 좋아하고 가난함을 싫어한다는 뜻으로, 이런 마음을 품고 생활하다가 가난에 이르면 풍요를 얻고자 난리를 일으킨다는 말이다. 좋을 호好, 날쌜 용勇, 병 질疾, 가난할 빈貧이다. 논어論語 태백泰伯편에 나오며 내용은 다음과 같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용맹스러운 것을 좋아하면서 가난을 싫어하면 난동을 부리고, 사람이 어질지 못하다고 해서 그것을 미워함이 너무 심하면 난동을 부린다." 子曰 : 好勇疾貧, 亂也。人而不仁, 疾之已甚, 亂也。자왈 : 호용질빈, 난야。인이불인, 질지이심, 난야。

論語集注논어집주를 본다. 好勇而不安分, 則必作亂。호용이불안분, 칙필작란。용기를 좋아하고 분수를 편안하게 지키지 않으면 반드시 난동을 일으킨다. 惡不仁之人而使之無所容, 則必致亂。오불인지인이사지무소용, 칙필치란。어질지 않은 사람을 미워하여 용납될 곳이 없게 하면 반드시 난동에 이른다. 二者之心, 善惡雖殊, 然其生亂則一也。이자지심, 선악수수, 연기생란칙일야。두 가지 마음이 비록 선악은 다르지만 난동을 일으키는 것은 같다.

자신의 처지가 가난하면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세상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기 마련이다. 그리고 은근히 세상이 바뀌어지길 바라며 혼란과 혁명을 꿈꾸기도 하며, 비관적 삶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 공자는 아마도 이러한 자들을 경계하고자, 위와 같은 말씀을 하신 걸로 보인다. 그러나 또 이 말씀의 이면에는 그토록 가난과 고난 속에 처한 사람을 돌봐주어야만 함을 역설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이는 위정자들이 가난에 처한 백성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부족하기 때문에, 백성들이 궁핍한 삶을 살아가고 있으니 지배계층의 위정자들은 좀 더 위민의식爲民意識을 갖고 정사에 임할 것을 요구하는 것으로도 이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