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 물을 좋아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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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물을 좋아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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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물을 좋아한다는 것은 자연을 사랑하는 것이며 치열하고 복잡하고 부질없는 세상살이 속에 마음의 안식처를 찾는 것을 의미한다.

논어에 ‘知者樂水 仁者樂山 지자요수 인자요산’이라는 말이 그것이다. 지혜로운 자는 물을 좋아하고 어진 자는 산을 좋아한다는 말이다. 더 폭넓게 해석하면 ‘지혜롭고 어진 자는 물과 산을 좋아한다’는 뜻이다.

이어지는 문장을 보면 ‘知者動 지자동 仁者靜 인자정’이 나온다. 직역하면 ‘지혜로운 자는 역동적이고 어진 자는 고요하다’이다. 그러나 의역하면 ‘지혜롭고 어진 자는 역동적인 사고와 고요한 마음을 겸비했다’고 풀이할 수 있다.

성경을 보면 예수님께서 스스로를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다고 하신다. 이어서 ‘나의 멍에를 메고 내게 배우라’고 권하신다. 그 결과 ‘너희 마음이 쉼을 얻으리라’고 확신시키신다.

‘마음’은 헬라어로 ‘디아노이아’다. 이말은 이해하는 것, 지식을 갖춘 것, 깨닫는 것, 통찰력 등으로 폭넓게 쓰인다. 히브리어로는 ‘마음’이 ‘루와흐’다. 이 말은 보이지 않지만 느낄 수 있는 ‘바람’으로도 쓰이고, 역시 보이지 않아도 실재하는 ‘영’ 즉 ‘성령’으로도 쓰인다.

결론적으로 산과 물을 좋아한다는 것은 세상 번뇌를 잊고 자연을 추구한다는 것이며, 그같은 마음은 지혜롭고 어진 예수님의 마음과 같은 것으로 귀결된다. ‘디아노이아’의 마음, ‘루와흐’의 마음의 종착역은 ‘평안’ ‘안식’이다. 

흥미로운 것은 ‘평안’을 뜻하는 히브리어 ‘ שִׁילֹה 쉴로흐’ 는 ‘평화의 중재자’ 또는 ‘화평하게 하는 자’라는 뜻으로 ‘메시야’와 동의어로 사용됐다. 예수님이 스스로를 ‘온유하고 겸손한 자’라고 표현한 신약의 말씀이 곧 구약의 메시야를 뜻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