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가위 치료제 FDA 허가

생활/문화 뉴스


유전자가위 치료제 FDA 허가

최고관리자 기사등록일 :
유전자가위는 인간의 DNA를 이루는 염기서열 중 특정 부분을 잘라내고 유전자를 재조합하는 기술이다. 이를 적절히 활용하면 동식물의 품종을 개량하는 것은 물론 유전병과 난치병을 치료할 수도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 FDA가 3세대 유전자가위 기술을 활용한 치료제를 최근 허가했다.

이번에 허가를 받은 ‘카스게비(Casgevy, 미국 제품명 엑사셀)’는 크리스퍼테라퓨틱스와 버텍스파마슈티컬스가 공동 개발했다. 12세 이상의 중증 겸상적혈구병 SCD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다.

겸상적 적혈구 빈혈증은 유전자 이상에 따른 헤모글로빈 단백질의 아미노산 서열 중 하나가 정상의 것과 다르게 변이하여 적혈구가 낫모양으로 변하여 악성빈혈을 유발하는 유전병이다. 낫 모양의 적혈구가 서로 얽히면서 혈관을 막아 심장질환 합병증을 유발하는데, 환자의 대부분이 이로 인해 사망한다. 기존에 겸상적혈구병 환자는 건강한 사람의 조혈모세포를 이식받는 것이 유일한 치료법이었는데,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사용하면 자신의 조혈모세포를 편집해 그대로 이식할 수 있다.

얼마 전 영국 의약품규제청 MHRA에서 조건부 판매 허가를 승인받은 데 이어 FDA 허가까지 획득한 카스게비는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치료법 중 하나가 됐다. 3세대 유전자 가위 기술 즉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활용해 인간의 유전자를 직접 편집하는 최초의 치료제이기 때문이다.

초기(1·2세대) 유전자 가위 기술은 10~15개의 염기서열을 인식해 자르는 수준이어서 정확도가 떨어지고 원하는 부분을 편집할 확률도 낮았다. 인간의 DNA 염기서열은 약 30억 쌍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반면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는 가위 구조만 바꾸면 어떤 염기서열도 인식해 자를 수 있어 정확성과 속도 면에서 크게 앞선다. 2018년 미국 매사추세츠공대 MIT 연구진이 네이처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기존에 2년 정도가 걸리던 유전자 변형 실험을 이론상 약 1~2주에 마무리할 수 있을 정도로 효율적이다.

카스게비는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활용해 겸상적혈구병 환자의 유전자를 편집한다. 환자의 골수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한 뒤 정상 헤모글로빈의 생성을 막는 부분을 제거하는 것이다. 이후 자른 부분을 그대로 이어붙여 환자에게 다시 주입하는 방식이다.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는 편집해야 할 염기서열만 정확히 파악하면 유전자 편집을 그대로 수행할 수 있는, 그야말로 ‘꿈의 치료제’다. 전 세계 제약업계가 겸상적혈구병에 이어 유전성 난치병, 희귀암종 등 뚜렷한 치료제가 없는 병을 치료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