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감의 소리] 氣爲呼吸之根 기위호흡지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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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감의 소리] 氣爲呼吸之根 기위호흡지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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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보감은 내용이 매우 체계적으로 잘 짜여져 있어, 조선뿐만 아니라 일본과 중국에서도 여러 번 출판되었다. 특징은 본문이 거의 대부분 인용문으로 되어 있는 것이다. 각 소제목별 본문은 편저자가 직접 기술한 내용이 아니라, 당시 사용하던 여러 서적에서 인용한 것이다. 총 25권의 책에 실린 모든 본문에 대해 인용 출처를 밝혔고, 이러한 인용을 자신이 편집한 맥락에 맞추어 재해석했다는 점에서 가치가 인정된다. 180여권이 넘는 의학서적이 인용되었으며, 여기에 도가, 역사, 유교, 불가 서적 등 더해져 총 200여권의 책이 인용되었다. 이것은 당시 다양한 관점의 의학 저서를 하나의 관점에서 통합·정리한 것으로, 당시 의학을 집대성했다는 평가를 받는 동시에 중국 의서의 짜깁기라는 비판을 동시에 받는다.

여기에 ‘氣爲呼吸之根기위호흡지근’이라는 항목이 있다. ‘기는 호흡의 근원이 된다’는 뜻이다. 

내용에는 “사람이 처음 생겨날 때 태胎중에 있을 때에는 어머니를 통해서 호흡하다가 태어나서 탯줄을 끊으면 한 점의 신령스러운 기운이 배꼽 밑에 모인다. 대개 사람에게는 오직 기氣가 제일 먼저이다. 기는 호흡에서부터 시작된다. 눈, 귀, 코, 혀, 살갗, 의식, 이것을 6욕이라 하는데 모두 기에 의해서 작용을 한다. 그러므로 기가 아니면 빛깔, 소리, 냄새, 맛, 촉감, 예법을 모두 모르게 된다. 숨을 내쉴 때에는 하늘의 근본과 맞닿고 숨을 들이쉴 때에는 땅의 근본에 적응하는 것이다. 기가 사람의 몸을 하루에 810장을 돈다”고 씌어 있다.

주역周易에 “한번 닫히고 한번 열리는 것을 변화라고 하며 오가는 것을 끊임없이 하는 것을 통한다고 한다”고 씌어 있다. 주역은 유학儒學에서 삼경 중 하나로 삼은 경전으로, 세계의 변화에 관한 원리를 기술한 책이라 일컬어지고 있다. 역경易經이라고도 한다. 한편 주나라 시대의 십익을 더해서 주역이라고 부른다는 점에서 역경은 순전히 64괘를 가리키기도한다. 도교에서도 이를 경전으로 삼은바 있고 또한 역사적으로 동서양 및 여러 분야에서 응용을 위해 이를 참고한바 있다. 고대 중국에서는 나라마다 역易이 있었으니 주나라의 역을 주역이라했다 .

정이천程伊川은 “수양하는 방법에서 숨을 내쉬고 들이쉬는 것은 열고 닫고 하는 작용이다. 또한 열렸다 닫혔다, 갔다왔다 하는 현상은 코로 숨쉬는 데서 볼 수 있다”고 하였다. 장횡거張橫渠는 “사람이 숨을 쉬는 것은 대개 굳센 것과 부드러운 것이 서로 마찰하고 건곤乾坤이 열렸다 닫혔다 하는 것을 상징한 것이다”고 하였다. 주자양朱紫陽의 조식잠調息箴에 “천지의 기운이 배합되는 것은 열렸다 닫혔다 하는 묘한 작용에 의해 끝없이 진행되며 그 누가 맡아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하는 것이다”고 씌어 있다.
 참동계參同契에 “호呼와 흡吸 두 가지는 정한 방위가 없이 작용하여 6허로 두루 돌아간다. 6허란 것은 상하, 전후, 좌우 등 괘의 6획을 말한다. 한번 내쉬고 한번 들이쉬는 숨이 올라가고 내려가며 오가는 것을 비유한 것이다. 오래되면 신神이 모이고 호흡이 안정됨으로써 변화가 생기는 것이다. 숨을 내쉴 때 기가 나오는 것은 양이 열리는 작용이고 숨을 들이쉴 때 기가 들어가는 것은 음이 닫히는 작용이다. 대개 사람 몸의 음양이 천지의 음양과 서로 통한다. 만일 상하로 호흡하는 것을 조절해서 쉬지 않고 돌게 한다면 천지에서 열렸다 닫혔다, 갔다왔다 하는 묘한 작용이 모두 내 몸 가운데 있을 것이다”고 씌어 있다.
 원화자元和子는 “사람의 몸은 대체로 천지와 같다는 것이 곧 이것이다”고 하였다. 장주莊周는 “수양이 높은 사람의 숨은 발꿈치까지 가게 깊이 쉬고 보통사람의 숨은 목구멍에서 나온다. 대개 기가 하초에 있으면 그 숨결이 길고 기가 상초에 있으면 그 숨결이 빠르다는 뜻도 역시 이와 비슷한 것이다”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