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의 새벽] 듣는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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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의 새벽] 듣는다는 것

최규리기자 기사등록일 :
[창조의 새벽] 듣는다는 것


聞은 들을 문으로 '듣다'를 뜻한다. 귀 이耳의 뜻을 취하고 문 문門의 소리를 합한 형성자다. ‘보고 듣다’ 할 때 견문見聞을 쓰고 ‘소문이 나다’할 때는 장소 소所를 쓴다. 신문사新聞社는 새로운 소식을 듣는 곳이고, 신문고申聞鼓는 말하다 경계하다는 뜻의 신申을 쓴다. 처음 듣는 이야기일 때 금시초문今時初聞이라 하고 기록적인 일이면 전대미문前代未聞이다.

논어를 본다. 자장문 사하여사가위지달의 子張問 士何如 斯可謂之達矣 자장이 묻기를, "선비가 어떻게 하여야 통달했다고 할 수 있습니까?" / 자왈 하재 이소위달자 子曰 何哉 爾所謂達者 공자가 말하기를, "네가 말한 '통달한다는 것'은 무엇이냐?" / 자장대왈 재방필문 재가필문 子張對曰 在邦必聞 在家必聞 자장이 대답하기를, "제후의 나라에서 명성이 있고, 대부의 봉지에서도 명성이 있는 것을 말합니다." / 자왈 시문야 비달야 부달야자 질직이호의 子曰 是聞也 非達也 夫達也者 質直而好義 공자가 말하기를, "그것은 명성이지 통달이 아니다. 소위 말하는 통달이란, 본바탕이 정직하고 정의를 좋아하며 / 찰언이관색 려이하인 察言而觀色 廬以下人  다른 사람의 말을 헤아리고 표정을 관찰하며 남을 대할 때 자신을 낮추는 것을 생각하는 것이다. / 재방필달 재가필달 在邦必達 在可必達 이렇게 하는 사람은 제후의 나라에서 일을 해도 반드시 통달하고, 대부의 봉지에서 일을 해도 통달하게 될 것이다. / 부문야자 색취인이행위 거지불의 夫聞也者 色取仁而行違 居之不疑 명성이 있다는 것은 인(仁)의 태도를 취하지만, 행동은 인에 위배될 수 있고 스스로를 어질다고 여겨 자신의 처지에 의심을 품지 않는 것이다. / 재방필문 재가필문 在邦必聞 在家必聞  이렇게 하면 제후의 나라에 일을 해도 반드시 명성이 있고, 대부의 봉지에서 일을 해도 반드시 명성이 있다."

이름만 알리고 실속은 없는 것, 즉 가식일 뿐 알맹이는 없는 것을 경계하라는 교훈이다. 在邦必聞 在家必聞 즉 방邦은 열방列邦 여러 나라를 가리키고 가家는 국가國家 자기 나라를 가리킨다. 단순히 명성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통달한 명성이어야 진정한 명성이라고 가르친다. 달達은 통달할 달로 '통달하다'라는 의미고 문聞은 '명성이 있다'는 의미로 쓰였다. 

성경에서는 ‘듣는 것’을 특히 강조한다. 그것이 히브리어 ‘쉐마’이다. 쉐마 이스라엘 שמע ישראל 은 ‘이스라엘아, 들으라!’이며 줄여서 '쉐마'라고만 한다. 유대인들이 매일 아침 저녁으로 예배 때에 읊는 기도를 말한다. 이스라엘 사람의 하나님에 대한 열렬한 믿음과 사랑을 표명하는 세 절로 되어 있고, 유대교 신앙의 핵심을 이루고 있다. 이 중에서도 신명기 6장 4절과 5절이 특히 중요한 구절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신명기 6장 4절 5절을 인용한다. 개역한글은 “이스라엘아 들으라 우리 하나님 여호와는 오직 하나인 여호와시니 너는 마음을 다하고 성품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네 하나님 여호와를 사랑하라.”이다. NIV는 “Hear, O Israel: The LORD our God, the LORD is one. Love the LORD your God with all your heart and with all your soul and with all your strength.”이다. 결론으로 4절을 히브리어로 정리하면  שמע ישראל יהוה אלהינו יהוה אחד 쉐마 이스라엘 여호바 엘로헤이누 여호바 엨하드 “들으라 이스라엘아 여호와의 하나님의 말씀을”이다.

실제로 예수님이 가장 큰 계명을 정리하면서도 이것을 강조했다. 마가복음 12장 29절로 31절이다.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첫째는 이것이니 이스라엘아 들으라 주 곧 우리 하나님은 유일한 주시라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 하신 것이요 둘째는 이것이니 네 이웃을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 하신 것이라 이보다 더 큰 계명이 없느니라” 헬라어 성경에서 “네 이웃을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는 말씀으로 끝을 맺고자한다. 아가페세이스 톤 프레시온 수 호스 세아우톤 Ἀγαπήσεις τὸν πλησίον σου ὡς σεαυτό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