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경주박물관, 성덕대왕신종 주종 1250주년 기념 종소리 첫 공개 경북신문 장성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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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경주박물관, 성덕대왕신종 주종 1250주년 기념 종소리 첫 공개 경북신문 장성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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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경주박물관, 성덕대왕신종 주종 1250주년 기념 종소리 첫 공개 경북신문 장성재기자


[경북신문=장성재기자] “먼 미래, 신종의 주파수를 따라 우연히 지구로 향한 외계인들은 폐허가 된 경주에서 신종을 발견하는데, 이 때 시공간이 일그러지며 770년경의 신라로 이동한다. 거듭된 종 제작 실패로 슬픔에 잠긴 주종대박사는 석굴암을 찾고, 이를 갸륵히 여긴 부처는 용의 형상을 한 팔부신중을 통해 그를 돕는다. 당목의 상징인 고래와 음관의 상징인 용이 만들어내는 거대한 파형의 세계를 경험한 주종대박사는 드디어 종을 완성한다. 완성된 신종의 울림이 신라 전체로 퍼져나가고, 지구와 우주를 뒤덮으며 신비로운 맥놀이의 공간이 펼쳐진다.” -성덕대왕신종 체험관 영상 중 일부-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가장 큰 종이며 '에밀레종'으로 불리기도 한 통일신라시대 범종 '성덕대왕신종'의 타음 소리가 3D 사운드 디지털 음원으로 첫 공개된다.

국립경주박물관은 국보 제29호 성덕대왕신종 주종 1250주년을 맞아 오는 8일 성덕대왕신종의 종소리를 활용한 실감형 디지털 콘텐츠 '성덕대왕신종 소리체험관'을 공개한다고 3일 밝혔다.

경덕왕이 아버지인 성덕왕의 공을 기리고자 시작한 성덕대왕신종 주조는 34년이 지난 혜공왕 7년(771년) 12월 완성됐으며 통일신라시대 최고의 종으로 손꼽힌다.

주종 1250주년을 맞아 국립경주박물관에서는 올 한해 성덕대왕신종과 관련해 국민들과 함께 그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는 풍성하고 다양한 사업과 이벤트를 기획 중이며, 설날을 맞아 '성덕대왕신종 소리체험관'을 공개하는 것으로 그 첫 발을 내딛는다고 밝혔다.

지난 1년간 준비 작업을 거쳐 신라미술관에 새롭게 문을 열게 된 '성덕대왕신종 소리체험관'은 ‘시공간을 넘나들며 펼쳐지는 성덕대왕신종의 진정한 울림을 찾아 떠나는 여정’이란 주제를 현실감 있게 전달하기 위해 9.1채널 서라운드 스피커를 활용한 입체 음향 시스템을 몰입형 3D 사운드로 디자인했다.

또 3D프로젝션 맵핑과 엣지블렌딩 등 핵심기술과 총 7대의 초고화질 프로젝터를 활용해 8K급 고화질의 입체영상을 제공함으로써 단순히 소리만이 아닌 온몸으로 성덕대왕신종을 체험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성덕대왕신종 체험관은 대사가 없는 비언어극(넌버벌 퍼포먼스)의 형태로 펼쳐진다. 신종과 관련된 각종 기록과 설화를 바탕으로 종의 제작부터 완성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전 세계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즐길 수 있도록 스토리텔링했다. 특히 영상에서는 '먼 미래의 외계인'을 등장시켜 성덕대왕신종의 맑고 웅장한 소리, 맥놀이 현상의 신비와 경이로움을 마치 한편의 영화를 보는 것과 같이 재미있고 함축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박물관 관계자는 "역사적인 상상력과 첨단 기술력이 만난 성덕대왕신종 소리체험관의 종소리는 지난해 10월 성덕대왕신종 보존 상태 점검을 위한 타음 조사 과정에서 녹음된 새로운 음원을 바탕으로 약 3개월에 걸친 노이즈 제거·편집 작업을 거쳐 완성됐다"면서 "이 성덕대왕신종의 웅장하고 신비로운 소리는 설날을 맞아 디지털음원의 형태로 대국민 서비스될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