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혜자연이 키운 `영양사과`, 소비자 입맛 사로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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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혜자연이 키운 `영양사과`, 소비자 입맛 사로잡다

이원재 기사등록일 :
한때 '합격 사과'라는 이야기가 크게 회자됐던 적이 있었다.

고난 극복의 대표적 예로 1991년 일본에 태풍이 몰아쳐 수확을 앞둔 사과의 90%가 떨어지고 남은 사과가 10%밖에 되지 않은 사과 때문에 대부분의 농민들이 망연자실하게 있을 때 한 사람이 남아 있는 사과를 '절대 떨어지는 않는 합격 사과'라는 이름으로 수험생에게 팔아 대성공을 거뒀다는 이야기이다.

여기에 등장하는 것이 우리가 한 번쯤 들어본 '아오리'라고 하는 아오모리(靑森) 사과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대표적인 과일인 사과는 중앙아시아 코카서스 북부를 원산지로 하는 장미과 식물로 4000년 이상의 긴 역사를 자랑한다.

특히 몇 십 년 전만 하더라도 사과는 대구라는 공식이 통할 만큼 전국 생산량의 대다수를 차지할 정도로 대구가 사과 주산지로 통했다. 하지만 불과 몇 십 여 년 만에 대구 사과는 명맥을 유지하기도 힘들만큼 쇠락했다. 대신 영양, 안동, 영주, 청송, 의성 등 경북 북부지역과 내륙 산간지역이 집중재배지역으로 자리 잡았다.

기후 변화와 맞물려 사과가 경북 북부지역으로 주산지를 옮기게 되면서 이제는 영양에서도 신선하고 단맛이 가득한 꿀사과를 맛보게 된 것이다.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영양 사과의 비밀은 무엇인지 한 번 알아보자.

◆ 급속하게 변하고 있는 사과재배지

대구에 사과가 처음 들어온 것은 1892년 미국인 선교사 아치발트 그레이 플레처(A.G. Flecher) 박사가 고향인 캘리포니아에서 '스미사이다' 등 3종의 묘목을 가져와 대구 남산동 자택에 정원수로 심은 것이 시초라고 알려져 있다.

그리고 1899년 동산병원 초대병원장인 존슨 박사(한국명 장인차)가 의료선교사로 부임하면서 미국 미주리주에 있는 사과나무를 주문해 집 뜰에 재배한 후 대구 전역으로 전파돼 대구가 사과 주산지로 자리를 잡게 됐다고 한다.

이들이 사과나무를 대구에 도입한 것은 따뜻하고 강수량이 적은 분지형 지형인 대구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돼 들여왔을 것이다. 다행히 사과나무는 대구에서 잘 재배되어 확산되면서 전국에서도 사과 생산이 대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많이 재배하게 됐다.

하지만 대체작물 재배가 늘면서 사과 재배는 크게 줄기 시작하고 지구온난화로 평균기온이 상승하면서 사과의 재배 적지가 경북 북동쪽으로 점점 이동하면서 대구에서 사과 과수원을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최근 강원 화천군, 양구군, 철원군이 기후변화에 대비해 사과 등 과수재배 단지를 조성키로 했다는 소식은 과수재배 한계선이 하루가 다르게 북상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오도창 영양군수는 "영양 사과를 한 번이라도 맛 본 소비자는 영양 사과 맛에 놀라는 분들이 적지 않다. 최근 영양군 차원에서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펼치며, 경북 북부 지역의 사과들만큼 영양 사과에 관심을 보이는 소비자가 최근 크게 늘고 있는 추세"라며 "지속적으로 사과 재배에 대한 연구에 심혈을 기울인 결과 영양 사과도 이제 명품 반열에 올라 소비자들의 기호를 충족시킬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만큼 더 많은 소비자들이 영양 사과를 맛 볼 수 있도록 촘촘한 사과 유통체계를 마련해 신선하고 저렴한 달콤한 영양 사과를 많은 분들께 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