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 내각제는 입법부와 행정부의 권한이 융합된 정부 형태로서 영국에서 발달하였다. 영국 의회는 오랜 기간 왕과 팽팽한 대립 관계를 이루었으며 그 과정에서 대헌장(1215), 권리 청원(1628), 권리 장전(1689)과 같은 문서를 작성해 왕의 권한을 어느 정도 견제하는 데 성공하였다. 그 산물이 의원 내각제다.

6일 외신 등에 따르면 이라크 의회가 긴급회의를 열어 이라크 주둔 미군 철수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미국 측의 강력한 만류에도 불구하고 표결을 강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군부 실세 가셈 솔레이마니와 친이란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 핵심요인이 미국에 의해 폭살된 것에 대한 반발 조치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라크 의회의 미군 철수 결의안은 수니파와 쿠르드족 계열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시아파 출신 의원들의 압도적인 찬성 속에 가결됐다.

결의안에는 “정부는 모든 외국 군대의 이라크 영토 주둔을 끝내도록 노력해야 한다. 외국 군대가 어떤 이유든 우리의 영토·영공·영해를 사용하는 것도 금지해야 한다”는 내용이 실렸다. 이라크 의회의 결의는 구속력이 없어 정부가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것은 아니나 의원내각제 국가인 이라크의 특성상 정부 정책 결정 과정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편 의원 내각제하에서 의회는 선거로 구성되지만, 내각은 별도의 선거에 의하지 않고 의회에 의해 구성된다. 일반적으로 의회 다수당의 당수가 수상이 되어 내각의 각료를 임명한다. 이후에도 의회는 내각에 대해 불신임권을 행사하여 내각의 총사퇴를 결정할 수 있으므로 내각은 의회와 국민의 정치적 요구에 대해 민감하게 대처한다. 마찬가지로 내각 역시 의회 해산권을 행사함으로써 총선거를 시행하여 새로운 의회를 구성할 권한이 있다.

의원 내각제는 입법부와 행정부의 권한이 융합된 형태인 만큼 대통령제와 달리 의회의 의원이 내각의 각료를 겸할 수 있고 내각에도 법률안 제출권이 부여된다. 따라서 입법부와 행정부 간의 긴밀한 협조가 가능하다. 또한, 일부 의원 내각제 국가에서는 자국의 사정에 맞게 왕이나 대통령을 두기도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상징적인 존재에 불과할 뿐 실질적인 국정은 의회와 내각에 의해 운영된다. [함용남 법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