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향해 '손가락 욕설' … 형사처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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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향해 '손가락 욕설' … 형사처벌?

함용남 기사등록일 :
6일 인터넷에는 프로골퍼 김비오가 ‘손가락 욕설’을 한 것이 구설수에 올랐다. 한국프로골프협회(KPGA)는 김비오 선수에게 자격정지 3년과 벌금 1000만원을 결정했다. 앞으로 3년간 KPGA 코리안투어 대회에 출전할 수 없는 중징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라인에서는 보다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과연 김비오 선수에게 징계 이외의 처벌을 내릴 수 있을까?

스포츠 경기 도중 선수의 행위는 면책된다. 예를 들어 야구선수가 친 파울볼에 관중이 맞은 경우, 고의로 관중을 맞추려 한 점이 인정되지 않는 이상 타자에게는 정당행위가 인정된다. 배트를 휘두르는 행위가 타자의 업무이기 때문이다.

형법은 법령에 의한 행위 또는 업무로 인한 행위 기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는 정당행위로 간주해 벌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타자가 공을 쳐서 관중을 다치게 했더라도 상해죄로 처벌되지 않는다. 타자가 공이 어디로 향할지 예상하기 어렵기 때문에 업무상 과실도 인정되지 않는다.

하지만 김비오 선수의 경우는 다릅니다. 아무리 우승을 다투는 중요한 순간이 방해됐다고 해도 갤러리를 향해 욕설을 하는 것이 정당행위로 인정될 수는 없다. 욕설이 운동선수의 업무에 해당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이 경우 형법상 모욕죄가 인정될 수 있다. 손가락 욕처럼 언어가 아닌 행동도 모욕죄를 구성할 수 있다.

다만 김비오 선수를 실제 모욕죄로 처벌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모욕죄의 구성 요건 중 하나인 특정성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모욕죄가 성립되기 위해서는 △모욕성 △공연성 △특정성의 3가지 요건이 갖춰져야 한다.

이중 모욕성은 피해자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정도의 경멸적 표현 행위를 말한다. 표현이 반드시 언어일 필요는 없다.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 든 행위는 욕설에 해당하기 때문에 모욕성은 충분히 인정된다고 볼 수 있다. 공연성은 불특정 다수가 모욕행위를 인지할 가능성을 말한다. 필드에 수많은 갤러리가 있었고 해당 장면이 TV를 통해 생중계됐기 때문에 공연성 요건도 충족된다.

문제는 ‘특정성’이다. 모욕죄가 성립하기 위해선 모욕을 당한 피해자가 누구인지를 특정할 수 있어야 한다. 갤러리와 선수가 일정 거리 떨어져 있는 상태에서 누구에게 손가락 욕설을 했는지 파악하기는 어렵다. 물론 김비오 선수의 손가락 욕설을 지켜본 갤러리 전체를 피해자로 볼 수도 있다. 집단에 대한 비난이 구성원 개인에 대한 모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집단에 대한 모욕이 인정된 판례는 현재까지 없다. 대법원은 “집단표시에 의한 비난이 개별구성원에 이르러서는 비난의 정도가 희석된다"며 "구성원 개개인의 사회적 평가에 영향을 미칠 정도에 이르지 않는 것으로 평가되는 경우에는 구성원 개개인에 대한 모욕이 성립되지 않는다”고 설명하고 있다. 모여 있는 갤러리 수가 적어 개별 구성원을 특정하기 쉬운 경우가 아니라면 갤러리 전체가 피해자로 인정되기 어렵다. [함용남 법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