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지진 이재민 이주자 선정 잡음 포항시청 이강덕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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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지진 이재민 이주자 선정 잡음 포항시청 이강덕시장

이원재 기사등록일 :
누군 되고 누군 안돼?… 포항지진 이재민 이주자 선정 잡음

포항 북구 흥해읍의 흥해실내체육관에 설치된 포항 지진 이재민 임시구호소 거주자들의 LH 임대주택 이주를 둘러싸고 갈등이 불거졌다.

이주 대상자 선정을 두고 포항시와 이재민간의 생각이 다르기 때문이다.

포항시 주거안정과 이해일 이주대책팀장은 6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포항 지진이 발생한 후 2년 가까이 구호소에서 생활하는 이재민들을 편안한 공간으로 이주하도록 해야 한다는 여론이 있어 지난 5월 주거안정심의위원회를 열고 구호소 거주자 중 실제 거주자를 파악해야 한다는 결정을 냈다”며 “구호소를 관리하는 부서에서 파악한 결과 41세대 76명이 실제로 거주한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포항시는 이 같은 담당부서의 파악을 근거로 5일 구호소에서 ‘흥해구호소 실제 거주 이재민 이주관련 설명회’를 열고 실제 거주자를 대상으로 LH 임대주택으로 이주시킬 계획이라고 발표했지만 거주민들의 반발로 설명회는 시작 1시간만에 중단됐다.

구호소에 등록한 이재민은 현재 92가구 208명으로 이들 대다수는 포항시의 건물 안전진단에서 ‘소파(小破)’ 판정을 받은 한미장관맨션 주민들이어서 정부의 공공임대주택 이주 지원에서 제외됐다.

이 팀장은 “실제 거주자는 구호소에서 숙식을 해결하면서 생활하는 주민으로 봐야한다”며 “정확한 실거주자 숫자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주간 3일, 야간 2일에 걸친 재조사를 통해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거주자들 중에는 고령이 많고 실제로 몸이 아파 병원 진료를 받는 분들도 있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치밀한 조사를 거쳐 최대한 많은 주민들을 좋은 환경에 모시도록 하는 것이 포항시의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포항시는 재조사를 실시한 후 주거안정심의위원회에 상정해 최종 대상자를 정할 방침이다.

그러나 주민들은 포항시가 주먹구구식으로 대상자를 가리려 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한미장관맨션 지진대책위 김홍제 공동대표는 “포항시가 자신들이 편안한 시간에 나와 조사하겠다는 것에 응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공동대표는 “구호소의 이재민은 포로수용소의 죄수들이 아니다”며 “거주자들 대부분은 식사와 잠자는 시간 외에는 일상에 임해야 하므로 24시간 갇혀 있을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거주자들 중에는 생업을 위해 작은 가게를 열고 쪽방에서 불편한 잠을 자는 사람들도 있고 몸이 아파 병원 신세를 지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며 “정확한 실태를 조사하기 위해서는 현장 방문 자사가 원칙이 아니라 거주자들과의 심층 면담을 통해 이재민의 속사정을 듣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흥해실내체육관은 2017년 11월 포항 지진 이후 일부 이재민 임시구호소로 사용되고 있다.

초기에 살던 이재민 대다수는 새 집이나 임시주거지를 찾아 떠났고 현재는 크게 파손됐음에도 약간 수리가 필요하다고 판정한 시의 정밀안전점검 결과에 반발하고 있는 흥해읍의 한미장관맨션 주민이 대부분 생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