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의 소리] 차세대 RNA...오르나에 35억 달러 투자 - 함용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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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의 소리] 차세대 RNA...오르나에 35억 달러 투자 - 함용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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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의 소리] 차세대 RNA...오르나에 35억 달러 투자


현재 원형 RNA 치료제를 개발 중인 대표적인 바이오 벤처는 미국 오르나 테라퓨틱스다. 이 회사는 생체 내 안정성이 뛰어나고 체내에서 더 많은 양의 치료용 단백질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원형 RNA 생성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 머크는 직접 오르나와 손을 잡으며 몫을 단단히 챙겼다. 이 회사는 지난해 8월, 오르나와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머크는 계약금 1억 5000만 달러를 선지급하고 향후 성과에 따라 최대 35억 달러 규모의 로열티를 오르나 측에 지불키로 했다. 계약에 내용은 여러 감염질환 및 암종에 대한 백신, 치료제를 공동 개발한다는 것이다.

현재 오르나는 카티 CAR-T 세포 치료제 대비 더 저렴하고 대량 생산이 가능한 원형 RNA 치료제를 연구 개발하고 있다. 기존의 CAR-T 치료제는 환자에서 세포를 수집한 뒤 재조합하는 번거로운 절차가 필요하지만, 오르나의 원형 RNA 치료제 후보물질은 체내에서 T세포 발현을 조절하도록 한다. 인체 대상 임상 연구는 오는 2024년 개시할 것으로 추정된다.

RNA는 DNA가 가지고 있는 유전 정보에 따라 필요한 단백질을 합성할 때 직접적으로 작용하는 고분자 화합물이다. DNA의 명령을 받아 단백질을 생산하고, 세포를 복제하는 일을 한다. 유전 정보를 가지고 있는 DNA는 전사 즉 Transcription이라고 하는 과정을 통해 그 정보를 RNA에 전달하고, RNA는 핵 밖에 있는 세포질에서 번역 즉 Translation을 통해 단백질을 생성한다. 이러한 서열 정보로부터 단백질을 만들어 내는 과정을 유전자 발현이라고 한다. RNA 치료제는 이 과정에서 단백질 발현을 억제 또는 변경시키도록 설계된 약제다.

하지만, RNA 치료제의 짧은 지속성과 불편한 약물 전달 방식은 시장 성장의 저해 요인으로 지적된다. RNA는 핵산 분해 효소에 의해 쉽게 분해되므로, 유통 과정에 어려움이 있고 반감기 또한 짧은 편이다. 실제로 mRNA 백신은 코로나19 유행 도중 유통 과정에서 그 문제가 유독 돋보였는데, 미국 화이자의 백신 ‘코미타니’는 -70℃, 모더나의 백신 ‘스파이크백스’는 -20℃를 유지해야 했다.

이러한 단점을 개선한 새로운 기술이 바로 원형 RNA 치료제이다. 원형 RNA는 핵산외부가수분해효소가 결합할 수 없는 폐쇄 고리 구조이므로, 반감기를 늘릴 수 있고 쉽게 분해되지 않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원형 RNA는 세포에서 자연적으로 발현하는 것으로, 약 30여년 전에 고등 진행생물에서 발견된 바 있다. 이후 소수의 원형 RNA만 발견되고 단백질 생성 능력이 관찰되지 않자 기능이 없는 부산물로만 여겨졌다.

하지만, 최근 RNA 시퀀싱 기술을 전사체에 적용할 경우, 세포와 조직에서 특정한 단백질을 생성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바이오 벤처 기업들은 이러한 최신 기술에 착안하여 앞다퉈 원형 RNA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