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法소리] 국회, 일반주주 피해 증언대회 - 함용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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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法소리] 국회, 일반주주 피해 증언대회 - 함용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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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法소리] 국회, 일반주주 피해 증언대회


최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일반주주 피해 증언대회' 세미나에서 다수의 일반주주 권익침해 사례가 소개됐다. 대표적으로 ▲2015년 삼성물산 제일모직 합병 ▲2018년 SK케미칼이 백신사업부를 물적분할해 SK바이오사이언스를 설립한 것 ▲2019년 현대중공업이 조선·특수선 등을 물적분할한 것 ▲2020년 LG화학의 LG에너지솔루션 물적분할 ▲지난해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의 인적분할 ▲OCI의 인적분할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분할합병비율 등을 꼽았다.

최근에도 일반주주 권익 침해 논란이 제기된 사안이 많다. 대표적으로 BYC와 SM엔터테인먼트다. BYC에 대해 주주행동주의를 하고 있는 트러트톤자산운용 이성원 부사장은 "BYC의 주주환원율은 매우 낮아 회사와 대주주, 특수관계인과의 부당한 거래 등 부적절한 자본활용이 많았다"며 "이로 인해 BYC는 상장 후 본업인 섬유업부문에서 한 번도 적자를 본적이 없지만 시가총액은 3000억원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SM엔터테인먼트의 지배구조 개선으로 이름을 알린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대표는 "이수만 전 총괄프로듀서의 내부거래 문제로 지적된 라이크기획과의 계획 종료 이후 SM주가가 2% 올랐다"며 "부조리가 있는 많은 회사들이 있고 특히 창업자가 있는 회사는 이사회가 독립적이기 어려운데 이번 SM엔터 사례로 많은 분들이 희망을 얻었으면 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사의 충실의무에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까지 담는 상법개정이 필요하다고 일관된 목소리를 냈다. 현행 상법 제382조의3은 이사의 충실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이사는 법령과 정관의 규정에 따라 회사를 위하여 그 직무를 충실하게 수행하여야 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 조항에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는 들어가 있지 않다. 이사의 충실의무에 '주주'를 고려해야 한다는 내용을 넣은 상법개정안은 두개 법안이 올라와 있다. 지난해 3월 이용우 의원이 대표 발의한 상법개정안 즉 주주의 비례적 이익 추가와 지난 1월 박주민 의원이 대표 발의한 상법개정안 즉 이사의 충실의무에 총주주 추가 등이다.

다만 해당법안의 국회 통과는 요원한 사항이다. 두 법안은 여전히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되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용우 의원이 대표 발의한 상법개정안은 제출한지 1년이 다 됐지만 여전히 소관위 심사 상태에 머물러 있다. 심혜섭 기업거버넌스포럼 변호사는 "상법개정안 통과가 국회에서 너무 오래 걸리는 상황인 만큼 기업 정관은 다수의 임의적 기재사항 반영이 가능하므로 이사의 주주의 충실의무 내용을 각 기업 정관에 기재하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다만 이상훈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교수는 "정관에 넣자는 아이디어도 있지만 현행 상법에서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에 '회사'만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 법률에선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를 담은 법원 판례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또 "정관에 넣는다고 해도 이사회에서 왜 주주의 이익을 고려해야하냐고 주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를 담은 상법개정안이 근본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은정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상법 개정안이 통과하면 이사의 부당한 의사결정에 대한 주주대표소송 등의 준거가 될 수 있고 이는 코리아디스카운트를 개선할 수 있는 유효한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 대표는 "사실 SM엔터 경영권 분쟁도 외국처럼 주주의 비례적 이익이나 의무공개매수제도가 있었다면 일어나지 않을 사례"라며 "우리나라는 소수의 지분으로 이사회를 장악할 수 있기 때문에 당사자들 입장에서는 너무 좋은 먹잇감이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이사의 충실의무 조항이 개정되면 사측과 지배주주들의 일방통행 분위기도 바뀌면서 일반주주를 의식할 수밖에 없고 이는 곧 주주환원과 배당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