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개혁 칼럼] 빠르게 지식을 축적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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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개혁 칼럼] 빠르게 지식을 축적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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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근태 칼럼니스트. 한스컨설팅 대표. 미국 애크런대 공학박사. 대우자동차 최연소 이사.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

내가 생각하는 전문가는 대롱을 통해 세상을 보는 사람이다. 한 분야를 잘 아는 것처럼 보이지만 전체를 보는 눈이 없어 문제 해결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나온 말이 전문가의 오류란 말이다. 그들이 가진 좁은 터널 시야 때문에 다른 쪽을 보지 못하고 그래서 오히려 혁신의 장애가 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식 발전을 위해서는 섞이는 것이 중요하다.

한 분야의 대가가 된다는 것은 한 분야만 공부하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 땅을 깊게 파려면 넓게 파야 한다. 당연히 내 분야만이 아닌 다른 분야에 대해 관심을 갖고 배우려 노력해야 한다.

벨이 전화를 발병할 수 있었던 건 전기에 대해 몰랐기 때문이다. 포드 역시 시카고 도살장에서 도살한 소를 움직이는 컨베이어를 보고 컨베이어 시스템을 발견했다. 이처럼 서로 다른 것들이 만날 때 스파크가 튀고 생각이 발전한다. 그런 면에서 매일 같은 전공,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하고만 만나면 발전 속도가 느릴 수밖에 없다.

배움은 다른 분야에 관심을 갖고 그 쪽 분야 사람들과 어울릴 때 생겨나는 경우가 많다. 다른 분야에서 자기 분야를 들여다보면 의외의 성과를 얻을 수 있고 새로운 시각을 통해 영감을 받을 수 있다.

난 맨 처음 컨설팅이란 걸 시작할 때 경영학과를 나오지 않아 걱정했다. 공학박사 학위도 있고, 공장경험과 연구소 경험도 있고, 화학분야와 기계 분야의 연구 경험도 있지만 경영학을 체계적으로 배우지 못해 겁이 났다. 주변엔 온통 경영학과를 나온 사람들뿐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을 하면서 다른 백그라운드를 가진 것이 서로에게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나는 산업에 대한 이해는 좋았지만 그것을 엮을 수 있는 틀이 약했고, 경영학과를 나온 사람들은 반대로 틀에는 강했지만 실무 경험이 약했다. 서로 다른 백그라운드를 가진 사람들끼리 일하자 시너지가 났다.

세상의 문제점은 한 가지 전공을 한 사람이 풀기엔 너무 복잡하다. 다양한 시각, 여러 종류의 경험과 백그라운드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 힘을 합쳐야 한다. 그래야 풀 수 있다.

자연이 근친상간을 싫어하는 이유는 근친상간으로는 열등한 유전자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우리가 해결책 발전을 위해 개념을 교환할 때도 지적 근친상간을 피해야 한다. 같은 분야에서 일하거나 같은 학교를 졸업한 사람들과 협력한다는 것은 즐겁고 좋은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근친상간의 위험이 아주 높다. 다른 분야, 다른 배경, 다른 성향을 가진 사람들에게 충고를 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