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경영 칼럼] 얼굴은 전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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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경영 칼럼] 얼굴은 전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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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은영 칼럼니스트. 얼굴이미지메이킹 박사 1호. 숭실대학교 경영대학원 이미지경영학과 지도 교수. 한국이미지경영학회 명예회장.)

“웃음은 홍역처럼 전염성이 강하다. 그것은 잠깐 사이에 사방으로 전염된다.”

- 하베이 함린 -

리더는 조직의 태양이다. 리더의 얼굴이 그늘지면 다 그늘지게 된다. 이것은 전염성 때문이다. 이 현상은 뇌과학적으로 보면 거울신경세포에 의한 현상이다. 우리는 만나는 상대방의 얼굴을 보는 순간 뇌에 있는 거울신경세포의 반응에 의해 상대방의 얼굴을 그대로 모방하게 되고, 전이현상이 일어난다. 그래서 상대방의 분위기가 나의 기분을 건드리고 나의 분위기가 상대방의 기분을 건드린다. 뇌는 대인지각현상을 일으킬 때 감성적인 뇌를 먼저 자극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누구나가 보고 싶지 않아도 보게 되어 있고, 보여지기 싫어도 보여지게 마련이다.

이렇듯 사람은 누군가를 만났을 때 언행을 통해 그 사람을 직접적으로 자극하지 않고 그냥 보여지는 순간에 상대방에게 인지적, 감성적으로 영향을 주는 존재다. 심리학자 쿨리(Cooley)의 ‘거울자아(the looking-glass self ; 면경자아 ; 거울에 비추어진 자기)’라는 개념은 우리 자신이 스스로의 생김새를 거울에 반사된 영상을 통해서 확인하듯이, 자아 역시 나를 둘러싸고 있는 다른 사람들의 나에 대한 반응을 통해 나 자신을 파악하게 된다는 것이다. 즉, 나를 비추어 보는 거울이 타인이라는 것이다. 스스로의 힘으로 자아를 파악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이 존재함으로써 알 수 있다는 것이 바로 쿨리가 ‘거울자아 이론’을 통해 주장하려고 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주위에 만나는 사람의 표정이 나를 보고 밝아지고 친절하면 내 인상이 밝고 친절한 것이고, 반대로 어두워지면 그 또한 내 모습이므로 내 책임이다. 그래서 거울은 먼저 웃지 않는 것이다. 내가 먼저 웃어야 상대방도 웃는 법이다.

심리학에서는 자기가 가진 생각은 거울에 반사되듯 그대로 돌아오는 현상을 '미러 이미지 효과'라고 부른다. 당신이 상대를 좋아하게 되면 상대도 그렇게 생각한다. 당신이 상대를 싫어하면 상대도 당신을 싫어하는 것이다. 사람의 마음은 신기하게도 전염되기 때문이다. 누구에게나 인기 있는 사람은 어떤 상대를 만나도 호의를 갖고 대할 수 있는 사람이다. 그래서 마음이 가장 많이 드러나는 얼굴은 만나는 이에게 곧바로 전이되어 첫인상과 인간관계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사람의 표정은 분위기를 만들고 분위기는 다른 사람에게 전이된다. 한 사람의 얼굴 이미지가 어떠냐에 따라 보는 사람의 기분이나 정서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원만한 대인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만나는 상대에게 긍정적이고 편안한 분위기를 전염시켜라.

필자의 친정 어머니 별명이 ‘방실이’다. 보통 맏이의 이름을 따서 ‘은영이 어머니’라고 불러야 하는데 오히려 나는 ‘방실이 딸’로 통한다. 친정아버지가 건축업을 하셨는데 크게 부도가 나면서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힘든 시기를 보냈다. 여고시절에는 반찬이 깍두기 밖에 없어 자존심이 강한 나는 도시락을 쌀 수 없었다. 교육자가 꿈이었던 내게 교육대학교 진학은 동생들을 위해 포기해야 했고, 디스크로 아프신 어머니를 돌보며 소녀가장 역할을 하였다. 우울했던 내게 친정어머니는 늘 긍정적이고 밝으셨다. 그토록 힘들었는데 그 때 어머니의 밝은 표정과 활기찬 목소리는 희망이었고, 유일한 기쁨이었다. 어머니의 얼굴만 보면 내 가슴에 환한 햇살이 비추는 듯 했다. 아버지도 기타와 음악을 좋아하셨던 시인 같은 분이셨는데, 공부와 가사로 힘든 내게 가끔 영화를 같이 보며 위로해주시던 로맨티스트셨다. 비록 사업에 부도가 나서 영영 재기에 성공하지 못한 채 병으로 돌아가셨지만, 많은 돈과 재산 대신 따뜻한 미소와 감성을 우산으로 남겨주셨다.

얼굴은 전염된다는 것을 어머니와 아버지가 알고 계셨던 걸까? 만약 모르셨다면 더욱 감사한 일이다. 지금의 얼굴박사 1호가 되고, 국내 모 화장품 브랜드 광고모델이 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정작 당신 몸이 아프신 데도 자식들에게는 아프거나 힘든 내색을 안 하시고 항상 밝으셨던 친정 어머니와 늘 따스했던 아버지의 인상 덕분이다. 비록 자식들에게 돈 한 푼 물려주신 건 없으시지만, 난 친정 부모님을 진심으로 존경하고 감사하다. 얼굴은 돈의 통로도 명예의 통로도 아닌 영혼의 통로이다. 지금 경제상황이 어려다고 얼굴인상까지 나빠지는 것은 아니다. 지금 당장 나부터 웃고 함께 하는 가족과 고객에게 행복한 기분을 전염시키자. 그러면 진짜 행복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