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칼럼] 사계절에도 각각의 색깔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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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칼럼] 사계절에도 각각의 색깔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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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석준 칼럼니스트.
국내 최초 기상전문기자.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지속경영교육원장.
제9대 기상청장(2011.2~2013.3). 전 세계기상기구(WMO) 집행위원.
(사) 한국신문방송인클럽 회장

일 년에 네 차례 찾아오는 환절기 중에서 가장 극적이고 경이로운 때는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시기일 것이다. 날씨가 따뜻해진다는 신체적 느낌보다도, 새 생명이 태어나는 엄청난 변화가 자연 속에서 색깔의 변화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겨울이 흑백영화 시대라면, 봄은 컬러 텔레비젼 시대에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만큼 새 봄에 다시 보는 대자연의 색깔이 우리에게 주는 느낌은 매년마다 새롭다.

일 년 사계절을 각각 색깔로 표현한다면, 어떤 색이 어울릴까? 봄철은 생명감을 상징하는 연둣빛이다. 봄에는 연둣빛 외에 노랑, 빨강 그리고 푸른빛이 어우러지면서 그야말로 환상적인 색감을 연출해낸다.

중국의 한 고서에서는 ‘백추’나 ‘현동’이라는 말로 계절의 색을 표현하고 있다. 백추(白秋)는 하얀 가을이라는 뜻으로 먼 산에 쌓여 있는 하얀 눈을 의미하고, 현동(玄冬)은 검은 겨울이라는 뜻이다. 아마도 겨울이 되면 화려했던 자연의 모든 색깔이 사라지고 우중충한 날씨만 이어지고 파란 하늘마저 먹구름에 가려지기 때문에 나온 표현일 것이라 생각한다.

이 밖에 붉은 태양이 이글거리는 여름은 적색으로 얘기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사람들이 계절에 대해서 느끼는 색은 이와는 조금 다르다. 우선 봄은 초록색이다. 여름은 푸른색, 가을은 갈색, 겨울은 흰색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다. 이처럼 나라마다 계절 색에 대한 느낌이 다른 것은 그 기후나 풍토가 각기 다르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 색깔이 주는 느낌은 꽤나 다양하다. 적색이나 주황색은 따뜻한 느낌을 주고, 청색이나 녹색은 시원하게 느껴진다. 또한 색을 배열했을 때 빨강, 노랑처럼 따뜻한 느낌을 주는 색은 부풀어 보이는 반면, 청색이나 녹색은 쪼그라들어 보인다. 사람이 따뜻한 색의 옷을 입으면 커 보이고, 반대로 몸집이 큰 사람이 청색 옷을 입으면 작아 보인다.

감각에 있어서도 찬 느낌을 주는 색은 짧게, 따뜻한 색은 길게 느껴진다. 한 예로, 레스토랑의 실내 벽을 따뜻한 색으로 하면 사람들은 자신들이 그 자리에서 오래 버티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일찍 자리를 뜨게 되고 그 결과 손님의 회전율이 높아서 장사가 잘 된다고 한다.

이어 같이 색채 조절법을 생활 속에 적용하면 여러 가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겨울에는 따뜻하고 밝은 색의 벽지나 커튼을 하고, 여름에는 차고 시원한 느낌을 주는 생활 장식을 함으로써 실내 기상 조건을 보완할 수도 있는 것이 그 좋은 예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