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개혁 칼럼] 본질에 충실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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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개혁 칼럼] 본질에 충실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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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근태 칼럼니스트. 한스컨설팅 대표. 미국 애크런대 공학박사. 대우자동차 최연소 이사.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

단순한 삶과 높은 이상 Simple Life, High Thinking. 내 삶의 모토 중 하나다. 내 삶은 단순하다. 나는 연말에도 거의 모임에 나가지 않는다. 새벽에 일어나 차를 마시며 책을 읽고 글을 쓴다. 글을 쓰다 지치면 헬스장에 가서 운동하고, 강연이나 코칭을 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걸어 다니고, 쓸데없는 모임에는 가급적이면 참석하지 않는다.

저녁 모임은 거의 하지 않는다. 저녁 늦게까지 있으면 그 후유증으로 새벽 공부에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에게 적용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내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나만의 최적화된 생활 패턴이다.

내가 생각하는 생산성의 정의는 단순화이고 그 반대말은 복잡함이다. 단순화는 생각처럼 쉽지 않다. 다음과 같은 노력이 필요하다.

첫째, 본질에 충실해야 한다.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내 역할은 뭔지, 그것에 충실한지를 생각해야 한다. 학생은 공부가 중요한 역할이다. 부모는 애를 보살피는 것이 역할이다. 선생은 잘 가르치는 것이 역할이다. 본질에 충실하기 위해서는 비본질적인 것을 없애야 한다. 불필요한 것을 정리해야 한다.

둘째, 단순함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 단순함이란 정말 소중한 것을 위해 덜 소중한 것을 덜어내는 것이다. 불필요한 짐을 덜어내 정말 소중한 일에 집중하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먹는 것, 쓰는 것, 만나는 것, 가진 것까지 생활의 모든 면을 정리해야 한다. 그래야 내적으로 풍요롭게 살 수 있다. 동물들은 아플 때는 먹지 않는다. 건강을 위해서는 주기적으로 단식을 해야 한다. 우리는 너무 많은 것을 먹고, 듣고, 만나고, 행한다. 컵이 가득 차 있으면 새로운 물을 담을 수 없듯이 스케줄에 빈틈이 없다면 새로운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수 없다. 시간 관리도 하루의 3분의 1 정도만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

셋째, 자신감이 필요하다. 단순한 삶은 원한다고 살 수 있는 건 아니다. 자신감이 있어야 가능하다. 자신감이 있으면 단순해질 수 있고, 단순해지면 속도가 빨라진다.자신감이 있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좋은 아이디어에 개방적이다. 기꺼이 그 아이디어를 공유한다. 반대로 자신감이 없으면 단순해질 수 없다. 단순하게 보일까 봐 두려워한다.

조직의 성과를 망치는 최선의 길은 조직을 복잡하게 만드는 것이다. 누가 결정을 하는지, 누가 책임과 권한을 갖는지 애매모호하게 만드는 것이다. 결정을 하긴 하는데 누가 결정했는지 모르게 하는 게 관료들의 노하우다. 그러면 속도가 떨어진다. 조직이 비효율적으로 움직인다. “단순하려면 엄청난 자신감이 필요하다. 관료주의는 속도를 두려워하고 단순함을 혐오한다. 당신이 내놓는 아이디어는 칵테일파티에서 나누는 잡담처럼 처음 만나는 사람들에게도 쉽게 말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만약 당신과 같은 업종의 사람들만 이해할 수 있는 말이라면 당신은 실패한 것이다.” 잭 웰치의 말이다. 단순하기 위해서는 솔직해야 한다. 솔직한 생각을 두려움 없이 주고받을 수 있어야 한다. 사람들이 솔직하지 못한 이유는 두렵기 때문이다. 두려우면 속내를 함부로 드러내지 못한다. 아니, 하지 않는다. 언제든 도망갈 수 있게끔 말을 빙빙 돌리든지, 길게 하든지, 알듯 모를 듯 선문답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