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금령총서 높이 56cm 말모양 토기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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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금령총서 높이 56cm 말모양 토기 발견

이원재 기사등록일 :
지금까지 확인된 토기 가운데 높이 56cm로 가장 큰 신라시대 말모양 토기가 경주 금령총 발굴조사에서 출토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발견된 말모양 토기는 앞선 1924년 당시 금령총에서 출토된 국보 제91호 기마인물형토기와 제작 기법이 거의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국립경주박물관은 올해 4월부터 추진한 금령총 2차 재발굴조사를 통해 '금령총의 지상식 적석목곽묘 구조', '새로운 무덤 4기의 추가 발견', '말모양 토기 출토' 등의 성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박물관에 따르면 금령총은 1924년 일제강점기 당시 이미 일부 훼손된 봉토와 적석부를 걷어내고 매장주체부만 조사해 호석(무덤의 외부를 보호하기 위해 돌을 이용해 만든 시설물)은 전혀 확인되지 않고 있었다. 작년 1차 조사에서 평면상 존재가 확인됐으며 이번 조사에서 그 전모가 드러났다.

호석은 기반층 위에 바로 설치했으며 2단 구조에 너비 약 1.3~1.5m, 높이 약 1.6m 규모다. 이를 기준으로 금령총의 직경은 종래에 알려진 크기보다 8m 가량이 더 큰 28m 내외로 추정할 수 있으며 지상식 적석목곽묘 구조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호석 바깥으로는 약 40cm 두께의 정지층이 확인되는데 흙을 다진 뒤 잔자갈을 깔았으며 그 주변에서 30여 개체에 달하는 제사용 토기들이 수습됐다. 제사용 토기 안팎에서는 동물뼈(말, 소, 기타 포유류 등)를 비롯해 각종 패각류(굴, 고동, 조개류)와 뚜껑접시, 토제방울, 유리구슬, 쇠스랑 등이 확인됐다.

특히 말모양 토기(마형토기) 1점이 출토돼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말모양 토기는 높이 56㎝로 지금까지 확인된 것 중 가장 크며, 일제강점기에 수습된 국보 제91호 기마인물형토기와 제작 기법이 거의 동일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입을 벌리고 혀를 내밀고 있는 모습'이나 '얼굴과 턱·목·발굽 등 각 부위를 정밀하게 표현한 점', '실제 말의 비율에 가깝게 제작된 점' 등은 차이를 보인다. 현재는 머리와 앞다리 쪽만 확인됐는데, 등과 배 부분이 깔끔하게 절단된 듯 한 흔적이 보여 의도적으로 깨뜨려 넣은 것으로 추정된다.

또 이번 조사에서는 봉토와 호석을 갖춘 옹관묘(127-1호)를 비롯해 적석목곽묘 2기(127-2호, 127-3호), 소형 분묘(127-4호) 1기 등 기존에 알려지지 않았던 무덤 4기가 새로 발견됐다.

그동안 왕실 묘역으로 알려진 대릉원 일대는 중심 고분 주변으로 소형분들이 다수 확인되는 쪽샘지구와는 양상이 다를 것으로 인식됐다. 하지만 이번 조사로 마립간기 지배계층의 묘역 공간 구획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고분 주변의 층위 양상을 파악한 결과, 현재 지면보다 약 2m 아래에서 5~6세기 신라 문화층이 확인돼 주변 경관이 현재와는 크게 달랐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향후 식리총을 비롯한 노동동 고분군 일대에 대한 조사 및 복원·정비에 있어 반드시 고려해야 할 사항이라고 할 수 있다.

민병찬 국립경주박물관장은 "내년 3차 조사에서 매장주체부까지 확인하면 금령총의 전체 구조 및 축조기법이 명확하게 밝혀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경주 금령총 2차 재발굴조사 성과는 오는 8일 노동동 264임 금령총 발굴조사 현장에서 설명회를 통해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