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로 인한 ESG, 배부른 발상으로 남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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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로 인한 ESG, 배부른 발상으로 남을지도...

최주혁기자 기사등록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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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대 중반 경영의 새로운 키워드였던 ESG는 Environment, Social, Governance의 약자로 기업의 친환경 경영 방식을 설명하는 단어였다. 이는 특히나 투자 관점에서 국가적인 평가 지표로 사용되며 기업 평가에 주요한 지표가 되었다.

그러나 2010년대 후반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된 에너지 위기 (Energy crisis), 공급 망 병목 현상 (Supply chain bottleneck), 그린 인플레이션 (Green inflation)은 또 다른 의미의 ESG가 되고 말았다.

먼저 에너지 위기의 경우 국제기구 UN의 산하 기구인 IPCC의 탄소 중립 정책 때문에 시작 되었다. IPCC의 권고에 따라 회원국들은 모두 탈 탄소 정책에 돌입하였는데 문제는 탄소 배출이 거의 없는 원전이 세계적인 규모의 탈 원전 정책 때문에 선지에서 제외 되면서 에너지 공급에 악재가 겹쳤다.

공급 감소는 전형적인 가격 상승 요인이다. 석탄, 천연가스와 같은 에너지들은 공장의 원동력이자 많은 제품의 원자재이기에 이는 단순히 에너지 시장의 가격 상승이 아니라 거시적인 물가 상승을 가져 왔다.

에너지 위기는 그린 인플레이션이라는 결과물도 가져왔다. 에너지 자체의 공급 문제와 별개로 ESG 경영의 대두로 친환경 제품의 개발이 크게 증가했는데 구리, 알루미늄과 같은 그 제품들의 원자재 가격이 상승한 것이다.

앞선 두 문제들과 달리 공급 망 병목 현상은 코로나 19에서 야기된 문제이다. 팬데믹으로 인한 공급 정체는 운송, 보관 비용의 상승을 가져 왔고 이게 고스란히 물가에 반영된 것.

하지만 코로나 19가 종식에 가까워지고 있음에도 상황은 오히려 악화되는 중인데 이는 팬데믹 때 잠들어 있던 수요가 갑자기 폭발하면서 투자를 줄이고 웅크리는 중이던 기업의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ESG로 인한 ESG는 2022년에 발발한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을 기점으로, 1970년 석유파동을 소환했다.

공급 경제학자의 아버지라 불리는 미국의 경제학자 아서 래퍼는 현재 물가 상승 현상은 1970년대의 모습과 비슷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는 "도매 가격, 생산자물가지수는 여러 해에 걸쳐 매우 큰 변동성을 나타내는 경향이 있다."라고 하며 "우리가 매우 심각하고 장기적인 물가 상승 국면에 들어설 때는 소비자 물가지수가 도매 혹은 생산자물가와 같이 올라간다. 이는 바로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현상"이라고 주장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다”라는 말과 함께 2021년 잭슨 홀 미팅에서 낙관적인 주장을 냈으나, 결국 전쟁을 기점으로 미국의 테이퍼링 전략은 실패했고 결국 연속 자이언트 스텝이 나왔다.

자산의 유동성 버블과 디플레이션 시대는 2008년 금융 위기 때문이라면 현재의 경제 위기의 기반이 된 건 ESG 경영을 중심으로 한 친환경 정책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대기업들과 각국 정부는 ESG 경영을 내세우고 있다. 그렇지만 현금 유동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중소기업들은 꿈쩍도 않고 있으며 허술한 ESG 평가 제도 때문에 허울만 갖추는 기업들이 잦아 지배 구조 혁신이라는 본래의 의미를 퇴색시키고 있다.

당장의 ESG 경영은 환경을 생각하고 투자 신뢰도를 나타내는 주요 가치로서의 지표라는 점에 방점이 찍혀 있지만 당면한 문제에 대한 돌파구를 찾지 못한다면 글로벌 경제 문제의 원인이 된 배부른 발상으로 남을지도 모른다.